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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직 2주차, 잘 지내고 있습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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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 회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. 6월 초에 첫 출근을 했으니, 이제 막 2주를 채운 셈이네요. 이직이라는 게 늘 그렇듯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습니다. 새 도메인, 새 사람들, 처음 보는 거대한 코드베이스. "내가 여기에 잘 녹아들 수 있을까" 하는 마음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.

결론부터 말하자면 — 잘 지내고 있습니다. 그게 스스로도 신기해서, 오랜만에 블로그를 켰습니다.

낯선 책상에 익숙해지기

첫 주는 온통 '세팅'이었습니다. 새 노트북에 개발 환경을 깔고, 사내 도구에 로그인하고, 권한을 하나씩 받고. 모바일 개발이다 보니 Xcode와 Android Studio를 처음부터 다시 만지는 기분이 묘했습니다. 그리고 회사의 코드베이스를 처음 열어봤을 때의 그 압도감. 백엔드, 프론트, 백오피스, 모바일까지 — 수천 개의 파일이 쌓여 있는 걸 보면 누구라도 잠깐은 막막해지죠.

그런데 막막함은 생각보다 빨리 가셨습니다. 하루이틀 구조를 따라가며 읽다 보니 "아, 여긴 이렇게 굴러가는구나" 하는 그림이 그려지더라고요. 전체를 한 번 훑어 분석 리포트로 정리해두고 나니, 비로소 회사의 '지형'이 손에 잡히는 느낌이었습니다. 낯선 책상이 조금씩 내 책상이 되어가는 과정. 그게 이직 첫 주의 전부였습니다.

첫 과제, 그리고 오랜만의 몰입

온보딩이 끝나갈 무렵 첫 과제를 받았습니다. 넉넉하게 닷새쯤 잡힌 일감이었는데, 붙잡고 파다 보니 첫날에 큰 덩어리가 거의 끝나버렸습니다. 오랜만에 느끼는 몰입이었어요. 새 환경에서 처음으로 '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' 감각.

재미있었던 건, 일을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원래 정해진 범위보다 더 넓게 손을 댔다는 거예요. 비슷한 패턴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걸 보고 "기왕 하는 거, 다 정리하자" 싶었거든요. 결국 예정보다 하루 일찍 마무리하고 코드 리뷰를 요청했습니다. 첫 과제부터 기대 이상으로 해낼 수 있어서, 솔직히 스스로 조금 대견했습니다.

일주일에 하루만 나가는 삶

이번 회사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근무 형태입니다. 일주일에 하루만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이에요. 처음엔 '집에서 일하면 늘어지지 않을까' 걱정했는데, 오히려 반대였습니다. 출근하는 날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회의하고 이야기 나누는 날, 나머지 날은 조용히 몰입하는 날 — 이 리듬이 생각보다 저한테 잘 맞더라고요.

출퇴근에 쓰던 시간이 통째로 돌아오니 하루가 길어졌습니다. 그 시간에 눈도 좀 쉬고, 코드도 더 차분히 들여다보게 됩니다. 작은 차이 같은데, 일상의 질이 꽤 달라졌어요.

잘 적응한다는 감각

사실 이 글을 쓰고 싶었던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. 예전의 저는 새로운 곳에 가면 늘 스스로를 의심했어요. "내가 못 따라가면 어떡하지", "기대에 못 미치면 어떡하지" 하는 불안이 먼저 찾아왔죠.

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습니다. 거창한 자신감이 생겼다기보단, "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되는구나"를 몸으로 알게 된 느낌이에요. 요즘은 잘했던 일들을 비교하거나 평가하지 않고, 그냥 '있었던 사실'로만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있는데 — 그게 회사 생활을 의외로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. 오늘 코드 한 줄 짰고, 어제 과제 하나 끝냈고. 그거면 충분하더라고요. 거기서부터 다음 날이 또 시작되니까요.


아직 겨우 2주입니다. 앞으로 배울 것도, 부딪힐 것도 한참 남았겠죠. 그래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, "잘 지내고 있습니다"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.

그리고 — 적응하느라 한참 방치했던 이 블로그도, 슬슬 다시 깨워야겠습니다. 오랜만에 글 한 편 썼으니, 이 블로그도 아직은 살아있는 걸로. 🙂